생각들

부모의 존재

unpersona 2022. 2. 16. 22:06

 모든 부모는 그 존재로서 이기적이고 대책 없는 자이다. 자식을 낳는 행위 자체가 이기적이고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는, 누군지도 모르는, 태어날 자식에게 삶을 살아갈 도전을 하겠냐고 물어볼 수가 없다. 그럼에도, 삶이라는 너무도 무거운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겠냐는 질문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자식을 낳아버린다. 대부분의 부모가 가장 이상적인 삶만을 그리며 아이를 낳겠지만, 그 아이가 어떤 삶을 살 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알듯이, 안타깝게도 세상을 사는 모두가 만족스럽고 행복이 가득 찬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결코 무시할 수준이 못 되는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삶의 고통에 몸부림치며, 그중 몇은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삶의 끈을 끊어내기도 한다. 부모들은 인간이라는 본질적 한계가 있기에 자식의 삶에 관여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자신의 삶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이기에 타인의 삶을 완전히 통제하고 원하는 대로 살게 하는 것은 분명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낳는 것이다. 자식에게 어떠한 보장도 해주지 못한 채, 완벽한 가정의 이상만을 그리며. 절대 책임지지 못할 이기적이고 대책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